하만카돈 2.0채널 PC 스피커 만들기(공돌이파파)

읽으시기 전에 두가지 말씀드릴게 있습니다.

1. 저는 음향 및 전자회로에 대한 전문적인 경험이 없습니다.

2. 가성비 별로 없습니다.

 

공돌이파파 채널에 기가지니1세대에 들어있던 하만카돈 스피커가 소개되었고, 많은 분들이 구매하셔서 나름의 스피커를 만드시는 것 같습니다. 저도 스피커가 급해서(...) 만들어보았는데, 제 귀에는 생각보다 결과가 괜찮은 것 같습니다. 기왕 만든김에 제가 해본 방식을 공유해 보려고 합니다.

 

먼저 만든 사진부터 보여드리겠습니다. 

가운데 모니터가 27인치이고, 주먹드라이버도 하나 놨으니 비교가 되실 것 같습니다.

(가운데 두개 빨간 스피커는 기존에 사용하던 다른 스피커입니다) 

 

이제 파트별로 말씀드릴게요. 

1. 스피커 본체

◈ e홈메이드클럽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 (homemadeclub.co.kr)

(AD-45) Harman/Kardon 20W 스피커 하만카돈 중고 스피커 - e홈메이드

해당 경로에서 스피커 두짝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품절이 걸려있네요. 재미있는 물건들이 많아서 자주 기웃거릴 것 같습니다. 여기에서 스피커 집게터미널도 같이 구매하였습니다. 

 

2. 스피커 하우징

스피커 유닛에 하우징이랑 같이 판매하는거라 추가적인 하우징은 심미적 요인 말고는 효과가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저음 스피커 유닛이 바닥면에 위치해있어서 그냥 세워놓고 쓸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간단한 스피커 받침대가 필요했습니다.

혁군일기 블로그에 올라온 뼈다귀만 있는 버전을 이용하였습니다. 혁군님 정말 감사드립니다.

(사실 이 모델링 파일 공유 안해주셨으면 귀찮아서 스피커 안만들었을 것 같습니다)

하만카돈 AD-45 스피커 스탠드 3D프린팅용 모델링 공유합니다. (tistory.com)

하만카돈 AD-45 스피커 스탠드 3D프린팅용 모델링 공유합니다.

하얀색 PETG, 서포트 없음

설계를 잘해주셔서 그냥 뽑고 M3볼트와 너트로 조이면 끝났습니다. 볼트가 좀 길어도 상관없으니 그냥 집에 굴러다니는거 아무거나 썼습니다. 어렵고 돈으로 안되는 부분을 다행히 쉽게 넘겼습니다.( 사진을 찍고 PC에서 보니 먼지가 엄청 많이 보이네요 ㅠㅠ 몇일전에 다 털었는데.. )

 

3. 앰프

스피커가 있으면 이를 구동하기 위한 앰프가 필요하기에 또 하나 샀습니다. 패시브스피커를 써보는 것 자체가 처음이라, 남들 좋다는 TPA3116칩이 달린 알리발 nobsound라는 유명한 제품으로 샀습니다. 동스펙에 더 저렴한 것들도 있지만 그건 볼륨노브가 없는것도 많고 PCB가 밖으로 드러나고 너무 싸구려 같아보여서 책상위에 있으면 나중에 손이 안갈 것 같았습니다. nobsound 제품 받아보니 깔끔하고 나름 신경 많이 쓴 제품인 것 같네요. 다른제품 샀으면 후회할 뻔 했습니다. (사실 이거사면서 가성비는 다 날라갔습니다.)

 

nobsound 50w TPA3116

 

4. 크로스오버 회로 및 스피커 터미널

이제 가장 고민했고 자신없는 부분입니다. 기가지니는 2개의 크고 작은 스피커가 하나의 스피커를 이루는데요, 크기가 큰 놈은 저음을 잘 내고 작은놈은 고음을 잘 냅니다. 서로 못하는부분에 힘을 빼지 않도록 작은 스피커에는 고음역 신호만 보내고 큰 스피커에는 저음역 신호를 보내도록 하는게 크로스오버 회로라고 하네요. 

처음에 알리에서 하나 사려고 했는데 두 가지 이유로 직접 구현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첫번째는 이미 앰프도 샀는데 이것까지 돈 많이 들이긴 싫었고,

두번째는 공돌이파파님 유튜브의 댓글 때문이었습니다.

보통의 2way 크로스오버 회로는 3kHz 정도에서 음을 쪼개줍니다. 그런데 기가지니 제품은 1kHz에서 크로스오버를 했다고 하네요. 댓글을 달아주신 분께 이게 사실인지 확인을 부탁드릴 수 있는것도 아니고, 실제 설계가 1kHz라고 해도 이는 스피커를 위한게 아니라 댓글에서 보듯이 마이크와의 간섭을 피하기 위한 선택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뭐 제가 정답을 알 방법은 없기에 그냥 저 말을 믿고 따라가기로 하였습니다. 

2-Way Crossover Designer / Calculator Help (diyaudioandvideo.com)

2-Way Crossover Designer / Calculator Help

4옴 유닛에 0.85kHz 컷오프 1차 버터워쓰 필터

그런데 실제 회로를 구성하다보니 딱 1kHz를 하려면 적당한 캐패시터를 구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크로스오버 프리퀀시를 좀 더 낮춰서 0.85kHz로 회로를 구성했습니다.

이러면 47uF의 캐패시터(콘덴서)와 0.75mH의 인덕터(코일)이 필요합니다. 

전자부품에서 47이란 숫자의 부품은 구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했더니 0.75mH 코일은 구하기 어려웠습니다. (사실 코일을 이번에 처음 사봤습니다)

그래서.. 330+220+220=770mH로 3개 코일을 엮어서 근사치로 사용하기로 하였습니다.

이순간 가성비가 더욱 나빠졌습니다 ㅜㅜ

부품은 www.partsworld.co.kr  라는곳에서 주문했습니다.

partsworld 구매내역

스피커유닛 판매처에서 제공하는 단자선 색 정보

저음유닛은 검은색 / 빨간색 선이고 고음유닛은 하얀색 / 검은색 선입니다. 터미널과 크로스오버 회로를 그나마 덜렁거리지 않게 하기 위해 자그마한 박스를 설계해서 소자들을 넣었습니다. 스피커쪽 단자를 살리기 위해 선 끝에 납을 먹여서 점퍼선처럼 직접 끼워넣었습니다. 만들어진 터미널박스 내부의 납땜도 글루건으로 보강하고, 스피커유닛에 부착할 때도 네 귀퉁이에 글루건을 조금씩 찍어서 붙였습니다. 옛날 전자제품 뜯어보면 이렇게 글루건으로 땜납부분이 덕지덕지 마감되어있던 경우가 많더군요.. 

LPF를 위한 코일 3개 직렬 연결 및 HPF를 위한 캐패시터, 그리고 글루건으로 납땜 덮기

완성된 터미널 및 크로스오버 회로

 

5. 마무리

스피커를 테스트 해보니 우선 스피커유닛 자체가 가볍지 않기 때문에 (크로스오버를 엉망으로 해도) 대충 스피커 유닛 값은 훨씬 넘는 소리를 내어줍니다. 네.. 괜찮네요. 드디어 이전에 쓰던 스피커는 내려놓을 수 있을 것 같네요. 

 

6. 사족

참고로 제가 지금까지 계속 사용하던 스피커는 캔스톤의 엄청 오래된 2.1채널 스피커인데, 한 8년 썼습니다.

사진으로 같은걸 찾아보니 LX-M300이라는 이름이네요. 너무 오래써서 Aux커넥터가 산화되어 접촉불량이 생기고, 좌우채널 스피커의 하우징이 무게에 비해 커서 거추장스러워서 껍데기도 바꾸는 등 정말 막 쓰고 있습니다.

LX-M300 Immortal > 제품정보 | 캔스톤 (canston.com)

LX-M300 Immortal > 제품정보 | 캔스톤

바로 직전에는 좀 이쁘고, 사운드블라스터의 추억도 있고, 평이 좋은 페블 v3을 샀는데 생각보다 만족도가 높지 않았습니다. 체급이 낮으니 아무리 패시브 라디에이터 유닛이 있어도(구라 우퍼) 큰 인치의 스피커랑은 비교하기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2일만에 고대로 포장해서 당근마켓을 위해 보관해 두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저는 막귀에 게임을 주로 해서 소리가 거칠어도 저음역이 많은게 장땡인가봅니다. 

비록 지금 만든건 2.0스피커이지만 주로 컴퓨터로 게임을 하신다면 2.1 스피커를 구매하시는걸 고려해보시는게 나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